February 04, 2021 5:45PM담류수:(...)(담류수는 가만히 한계령과 눈을 맞췄다. 어젯밤부터 각오했던 일인데도 손이 덜덜 떨렸다. 변신을 하고 있던 하지 않고 있던 담류수는 남을 다치게 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위인이 아니었다. 그것이 한계령이라면 더더욱,) ...왔어? (겨우겨우 꺼낸 한 마디였다.)
February 04, 2021 5:45PM한계령:...응
...생각 해봤어?(차라리 네가 잘라줬으면 좋겠다는 내 부탁 말이야.)
손이 떨리네, 류수야.
February 04, 2021 5:47PM담류수:응. 솔직히 말해서, 하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네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어서.
February 04, 2021 5:48PM한계령:...뛰어 오르는 게 안 돼. (상태에 이상이 생긴 거야.)
내가 원래 할 수 있었던 일을 못 하게 되는 걸 얼마나 두려워하는지...잘 알잖아, 너는.
......거절할 수 없다는 건, 도와준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February 04, 2021 5:51PM담류수:그래, 그걸 몰랐으면 차라리 거절할 수 있었을텐데. (참담한 듯 표정이 구겨진다.) 왜 굳이 나한테 부탁하는거야?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가 분명 잘라줬을텐데.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했다. 제일 가까운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나에게 직접 이런 부탁을 한다는 것은 꽤 가혹한 일이었다.)
...도와줄게. (그래도 어쩌겠어,)
정말로 원한다면. (너의 부탁인데...)
February 04, 2021 5:54PM한계령:(그러게. 무슨 생각으로 너를 가장 먼저 찾았을까?)(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르고.)...스트레스 풀이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때? 발을 보면 얼굴을 볼 숫 없잖아. 널 괴롭게 하는 사람의 목이라고 생각해.
정말로 원해.(장총을 살짝 만지작거린다.)(발이 잘려나가는 것을?)(아니면 담류수라는 사람이 잘라주는 것을?)
(나는 네 앞에만 서면 괜히 혀나 깨물게 되는구나.)
February 04, 2021 5:57PM담류수:말이 돼? 시야에 잡히는게 당연하잖아. 누구의 신체인지 당연히 알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스트레스 풀이라고? (괜히 화를 낸다. 분명 생각해서 해준 말일텐데도...) 네가 날 괴롭게 하지 않는데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어.
(담류수가 마침내 손에 스틱을 꼭 쥐고 일어난다.) ...아플 수도 있어. 대부분의 사람은 안아팠다고 했지만 난 아팠거든. 징그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할거고. 애초에 자기 발이 떨어져나갈텐데 무섭지 않은 사람도 없겠지만.
February 04, 2021 5:59PM한계령:...나는 네가 아닌 사람은 아직 낯설거든.(왜냐하면 나의 인생 전반이...)(이건 사족이겠지.)
그래서 너에게 온 거야. 너가 잘라준다면 아마 목이라도 아프지 않겠지, 싶어.
February 04, 2021 6:02PM담류수:(쿵, 하고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다. 왜 이렇게 헌신적으로 구는지 모르겠어서. 내가 뭐라고.) ...만약 아프다고 하더라도, 내가 너의 악몽이 되진 않을거라고 약속해줘.
February 04, 2021 6:06PM한계령:나는 나를 공격하는 너의 모습마저 좋으니까
마음껏 어떻게든 해봐.(살짝 가라앉아 있던 표정을 피고, 평소 변신한 모습처럼 밝게 웃는다!)
네가 내 악몽이 될 일이 있을 리가...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나는 너를 먼저 치지는 못하겠다.내가 먼저 제안한 거기도 하고... (오늘도 양갈래가 잘 어울리네. 하고 생각했다.)
February 04, 2021 6:10PM담류수:(등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오묘한 기분이다. 분명 문장 자체는 좋은 뜻이었다. 그러나... 왜인지 살짝
광적이었기에.)(그러나 담류수는 여상히 무시한다. 말도 안되는 착각이라고 치부하며.)
... (한참의 공백 뒤에 담류수의 입에서 짧은 단어가 튀어나왔다.) `백아절현.
` (한계령의 오염부위를 기준으로 붉은 선이 생기고,) 정말, 정말... 너무해. 너. (눈을 꼭 감고, 마침내 가야금의 현을 끊는다.)
(뚝.)
(그와 동시에 한계령의 오염부위가, 그의 모든 것일 발이 깔끔하게 절단된다.)
February 04, 2021 6:14PM한계령:<
백아절현. 그 이름도 우아한
한 줄 실로 된
손과 눈을 더럽히지 않는 검. >
< 당신은 선명한 붉은 선으로
당신에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지닌 소년의 발을 잘라냈어요.
February 04, 2021 6:15PM한계령:짝사랑이라는 이름을 한 극의 프린시펄(Principal)의 발 >
< 정강이뼈가 걸리는 느낌도 없이 사라락 잘려 나옵니다. 하얀 구두와 약간의 바짓단과 함께요.
붙어 있을 곳이 없으니 구두 끝이 하늘을 향하고 서 있던 발은 옆으로 툭. 소리를 내며 쓰러집니다. >
< 당신 소고기를 도축했을 때 본 적 있나요?
살이 움찔, 움찔, 움찔하며 안쪽으로 힘줄을 당기듯이
꾹꾹꾹꾹 눌러들어가며 아직도 살아있다는 듯이 움직입니다. >
February 04, 2021 6:19PM한계령:< 한쪽 발이 절단되어 백아절현을 외침과 동시에 바닥에 넘어졌지만
금방이라도 일어나 당신에게 파 드 되를 추자고 제안할 것 같은 어린 무용수의 다리도 그렇네요 >
< 188센티미터 남성의 발 사이즈는 제법 크군요.
무게감과 울컥울컥 베르사유궁의 오래된 분수대마냥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 때문에,
흰 접시에 담아 하얀 양배추를 곁들인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보는 것 같아요. >
< 우둘두둘하지만 제법 동그란 모양새의 발목뼈들이
February 04, 2021 6:21PM한계령:신경이 살아있는 선홍색의 고기 사이에 박혀 골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
< 표정은 미동도 없군요.
그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왜냐면 그는...당신을 —— 보다 더욱 —— 하니까요 >
February 04, 2021 6:25PM담류수:(차마 볼 자신이 없어 담류수는 고개를 돌려 눈을 뜬다. 현이 끊어지는 감각이, 그 죄악이 아직 손 끝에 선명하다.) ... ... 가볼게. 회복 잘 하고. (도망치듯 변신을 풀고 빠른 걸음으로 사라진다. 담류수가 가장 잘하는 짓이다. 도망가는 것. 한계령이 제정신을 찾을 때 즈음 머릿속에 쏟아지는 의문을 뱉겠다고 다짐하며. 담류수는 방을 빠져나갔다.)
February 04, 2021 6:28PM한계령:(류수가 나가버리는 걸 멍하니 쳐다보다, 변신하지 않았을 때에는 절대 하지 않을 법한 얼굴로 크게 웃습니다.) (잠깐 동안요.)
...부끄러워라. (그야 좋아하는 사람이 쓰던 방에 홀로 남겨지면 그런 기분이 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