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PM담류수:(방문이 열린 후 한참동안 말없이 서있다, 마침내 입을 연다.) 있지. 어젯밤에 생각해봤는데.
조금은... 솔직해져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왔어.
여전히 널 (...) 자른다는 건 껄끄럽지만. 아직도 오염 부위를 잘라내지 않았길래,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걱... 걱정돼서 왔거든.
6:22PM한계령:...난 너 아니면 부탁하고 싶은 사람이 없었으니까. 신생님이 빵 해줄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었지.(장난스레 웃는다)
(솔직해져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는 말을 가만히 곱씹어 본다.)
너는 어제 내 얼굴 마주 보는 거 껄끄러워하던데...
그렇다면 오늘은 좀 힘들겠네. 눈이거든.
6:27PM담류수:그걸 왜 기다려... (심각...) 그냥 부탁하는게 낫잖아. 내가 어제 그... 그거 이후로 널 껄끄럽게 대하지도 않았는데.
아니 그 그거야 당연하지! 타의적으로 고백받았는데 어떻게 멀쩡하게 평소처럼 대해? (쫌 어이없단 투...) 너도 나랑 눈 못마주쳤으면서.
6:29PM한계령:그래도 잘라준 당시의 반응이 그러면... 아무리 나라도 신경쓰게 된단 말이야. (머리카락 만지작거린다.)
(가만히 이어지는 말 듣고 있다가) (얼굴 붉히면서 고개 살짝 돌린다)
6:31PM담류수:...괜찮아. 뭐든 빵, 보다는 나을 것 같으니까. (오염 부위가 눈인지는 몰랐지만...) 아! 괜히 그렇게 부끄러워하지마! 나 지금 노력하고 있다고!
6:33PM한계령:무슨 노력까지...(고개 다시 돌려서, 이번에는 류수 쪽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6:35PM담류수:(...)(가만히 눈 마주치고) ...준비됐어? (조금 비장한 투에요)
6:36PM한계령:너랑 있으면 언제나 그런 상태지 뭐. (오늘도 그 옷 잘 어울려. 라고 말하려다 말투를 곱씹어 보고는 그만둔다.)
6:37PM담류수:넌 어지간하면 변신하고는 내 옆에 오지 말자... (심장 벌렁벌렁...) ...
신의 이름으로 맹세한다. 6:38PM한계령:그건 너무 지키기 힘든 부탁 아니야 류수야?(생글생글)
...신의 이름으로 맹세한다.
6:43PM담류수:(빨리 끝내고 싶었는지, 그 즉시 스틱을 들어 가야금의 뾰족한 부분으로 한계령의 오른눈을 파내기 시작한다. 손이 덜덜 떨리고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으나 아득바득 어떻게든 힘을 줘냈다.) ...와, 새삼스럽게 높다. (상황에 맞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우스갯소리였다. 애써 웃곤 다시 손에 힘을 줬다.)
6:45PM한계령:(시야에 가야금이 들어오며 시선에 류수가 담기지 않게 됐다. 이건 좀 아쉬운걸.)(고통은 느껴지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변신하지 않은 나였어도 그랬을까? 느껴지는 것은 다만, 홍채인지 피인지 모를 무언가가 새빨간 따뜻함을 간직한 채 오른쪽 안구에서 울컥울컥 흘러내리기 시작했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고 있노라면, 류수의 목소리가 들린다.)
...류수야. 잠깐 가야금 뒤로 빼 보지 않을래?
6:46PM담류수:...무슨 소리야, 그건. 빨리 끝내야지. 안아파?
아니, 아픈건 둘째치고... 불쾌한게 당연하잖아.
6:48PM한계령:내가 지금 아파 보여?(능글맞게 웃는다. 한쪽 눈이 반쯤 너덜너덜하여 그리 예쁜 웃음은 아니다만.) ...당연히 기분은 이상하지. 걸쭉한 눈물이 한 움큼씩 흘러나오는 느낌인데.
너 힘들까봐 그래.(말을 하자마자 자세를 바꾸어 무릎을 꿇고 앉는다.) ( 몸이 움직이면서, 오른쪽 눈에서 무언가 후두둑 하고 떨어져 허벅지 위에 떨어진다.)(이건 홍채가 흘러나온 건가, 수정체인가, 피인가.)
6:55PM담류수:(분명 아프다면 저렇게 웃을 순 없겠지만...)(담류수는 자신이 특이한 경우란 것을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아픔은 자기최면에 불과했으니까. 그래도 신경쓰이는건 마찬가지였다.) 그래, 그러니까 빨리... (!) 아니, 움직이지 마. (...)(가끔 이렇게, 오묘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변신한 후의 한계령은 그랬다. 조금 비정상적일 정도로 자신에게 친절했다. 어느 정도의
집착까지 느껴질 만큼. 어제처럼 등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으나 그저 오염 때문일거라고 치부한다. 후두둑 떨어진 붉은 덩어리가, 정확하게는 그것이 이제 그다지 역겹지 않은 자신이 역겨웠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 고마워. 하지만 지금은 네가 훨씬 더 급한 상황이니까... 가만히 있어. 알겠지? (일단 다 잘라내고 나면 괜찮겠지, 하고 중얼거리며 다시 힘을 줬다. 푹, 하고 파이며 무언가 튀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6:59PM한계령:이제 안 움직일게.(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류수야.)(그래도 묻지는 아니한다.) (무언가 속이 울렁이는 기분이 들었지만, 자기최면이 덜 되었는가보다 하며 넘긴다.)( 사랑이 부족한가보네. 하고 속으로 피식 웃어넘기면 될 정도의 동요라고 생각했으니까.) (감사 인사와 이어지는 말에는 생각을 잠시 끊고 웃음으로 답한다.)
...아이고야, 튀었네. 괜찮아?
(마치 음식 덜어 담다가 실수한 것만 같은 평범하디 평범한 어조로, 묻는다.)
7:01PM담류수:(어쩌면 저렇게 평온할 수가 있는지... 대단하단 생각도, 조금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괜찮아. 신경쓰지 마. 어차피 다 걷어내고 나면 사라질테니까. (망설임 없이 한번 더 힘을 줬다.)
(푹,)
(...도르르)
(데굴데굴 굴러가는 붉은 구를 보곤 바로 가야금을 던지듯 놓곤 주저 앉았다. 손이 덜덜덜 떨린다. 이내 퍼뜩 정신을 차리곤 한계령의 쪽으로 눈을 돌린다.) ...괜찮아?
7:06PM한계령:(꽤나 여유가 없어 보이는 류수를 멍하니 올려다보았다.)(치료받는 동안 치과의사의 볼을 멍하니 쳐다보게 되는 환자처럼..)(뭔가 둔탁하지만 어딘가 말랑한 것이 떨어지는 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온다.) ( 아까 가야금을 찔러넣은 순간부터 시야는 붉어지다 못해 검어졌기 때문에, 뭔지 보려면 고개를 돌려야 했다.)
(아무래도 본인의 눈은 변신 후에는 포도주스를 우유에 몇 방울 탄 것 같은 연한 보랏빛인 편이다.)(그런데 바닥에 나뒹구는 저것은 딱히...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어디서 봤더라...소 눈알을 별미라며 먹는 사람도 있던 거 같던데.) (성공이구나, 하고 있으면 옆에 또다시 탁, 하고 아까보단 무거운 소리가 두 번쯤 들려온다.)
류수야!
떨지 마.(피가 묻은 허벅지가 류수 몸에 닿지 않게 하면서, 어떻게든 안아서 토닥여 준다.) 너 정말 잘했어. 고마워.(그렇게 말하는 얼굴에서는 피가 울컥 나오고 있다는 것도 망각한 채.)
7:18PM담류수:...뭘, 잘한 것 치고는 좀... 더러운데. (여기저기 붉은 흔적이 남은 것을 보며 말했다. 물론 곧 사라지겠지만... 혈흔이란 것을 본디 인간에게 죽음을 연상시키기에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 (오묘했다. 보통 이러면 내가 쟤를 위로해주는 게 당연한거 아닌가? 그대로 안겨있으면서도 오묘한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한계령은 자신에게 너무나도 너그러웠으며 헌신적이었다.) ...무릎은 꿇을 필요 없었는데. 정말로.
7:21PM한계령:(...이쪽은 적당히 자제할 필요가 있었지. 하고 다시 입을 연다.) 아까 손 떨리던데. 그러다가 잘못해서 얼굴까지 그어버릴까 봐 그랬지. 넌 그랬으면 더 속상해했을 거 아냐.(배시시 웃어보인다.)
7:26PM담류수:와... 그렇게 무서운 소리를 웃으면서 해도 되는거야? (소름 오소소;) 그럴 일 없게 했으니까 된거지만...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마. 변신하고 나면 신기할 정도로 겁이 없다니까.
7:29PM한계령:그래? 아하하! (변신하기 전에는 결코 볼 수 없는 모습. 뒤로 넘어갈 것처럼 밝게 소리내어 웃었다.) 그래. 겁이 없지. 좋은 거 아니야? 아무튼...알았어. 조심할게.
(살짝 몸을 숙여 , 귓속말로 해야겠다는 듯이 류수 앞에서 손을 까딱인다.) (고개를 이쪽으로 내밀어 달라고.)
7:31PM담류수:좋은거긴 하지만... (결국 같이 웃어버려요.)(...?)(뭔진 모르겠지만 고개 내밀어봄...)
7:33PM한계령:(아마 이 거리면)( 작은 공간 속에서 숨소리가 울리겠지.) ...나는 네가 당황하는 거 보는 것도 좋더라. 그래서... 어쩌면 농담 하지 말라는 그 약속, 못 지킬 수도 있어. (또 웃는다. 이번엔 미소만 지어서. 그래도 어째 이 거리라면 미소짓는 속도와 소리까지 느껴질 것 같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7:36PM담류수:(..........)(지금도... 아주 당황함...)(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빨개진 기분을 느끼며 벌떡 일어난다.) 아 아주 하나도 안아픈가보네! 그럼 회복 잘하고! 나, 난 간다! (후다닥 변신풀고 도망감...)(말려들었다.....)